우리 리서치 PLUS

혁신에 가치를 더하는 금융의 역할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김진성 연구본부장
  • 2021-03-19
  • 조회수 298
분류 우리플 생각
발행호수 2021-03
저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김진성 연구본부장
   

우리 리서치 PLUS - 2021년 3월호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플 생각: 혁신에 가치를 더하는 금융의 역할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이 본격화된 지 1년. 팬데믹 상황이 여전하지만, 국내외 경제활동은 우려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 재확산 속에서도 초기에 비해 방역과 영업제한 등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줄어들었고,  확장적인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그리고 백신 보급에 따라 국내외 경제가 예상했던 경로에 비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IMF는 지난 1월, 2021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20.10월) 5.2%에서 5.5%로 높인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미국 경제성장률을 3.1%에서 5.1%로 크게 상향 수정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올해 우리나라 GDP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3.3%로 올렸다. 글로벌 경기 여건이 좋아짐에 따라 수출과 기업투자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긴 겨울 끝에 움트는 봄기운처럼 기업과 가계 모두에게 다행스러운 청신호이다.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거나, 집단면역으로 경제활동이 정상화되면 상황은 지금보다 한층 레벨-업 될 것이다. 다만, 아직 피부에 와닿지는 않는 것은 회복의 양상이 매우 차별적이기 때문이다.


1월 중 주요 업종별 생산지표를 살펴보면,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7.4% 증가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대비 –2.0%의 감소세에 있다.  제조업 중에서도 ICT(16.3%), 자동차(17.7%)에 비하면 나머지 업종의 생산증가율은 3.7%로 온도차가 크다. 서비스업은 금융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이너스 상태이다. 특히, 자영업 비중이 높은 음식·숙박업 생산은 전년대비 –36.9%나 줄었다. 소매업 판매액은 비대면, 온라인쇼핑 증가로 무점포소매업이 33.1% 늘었으나 슈퍼마켓(–5.8%), 대형마트(–4.9%) 매출은 부진했다. 타격이 집중됐던 면세점 판매액은 아직 전년대비 –31.7% 수준이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디지털 전환에 따른 수혜와 피해가 지금까지 업종·업태간 회복과 침체를 가르는 경계가 되고 있다. 우리는 지난 1년간 코로나 위기가 촉발한 전방위적인 디지털 전환을 목격했다. 한번 시작된 변화는 더 빨라질 것이다. 거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유통, 소비, 그리고 금융에 이르기까지 그 방식이 바뀌고 있다. 업종간, 업종내에서 새로운 트렌드에 미리 대비해왔거나 잘 적응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의 격차는 앞으로도 좁혀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잃는 기업들은 쇠퇴하고, 혁신적인 기술기업들이 입지를 넓혀나갈 것이다. 40년 이상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 자명하다.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기존의 대기업을 대신하여 스타트업들이 덩치를 키워가는 등 산업구조가 변하면 금융의 역할과 형태도 달라져야 한다. 정부도 창업지원 중심에서 창업기업의 스케일업을 아우르는 혁신금융 체제 구축에 힘쓰고 있다.  혁신기업에 대한 금융 니즈가 커지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금융회사들의 경쟁도 심화될 것이다.


혁신적인 스타트업과 유망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담보, 보증 대신 기술평가, 지식재산권을 활용하는 등 해당 기업의 특성을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여신심사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 트랙 레코드가 적은 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도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AI 기반의 새로운 심사모형 도입이 시급하다. 나아가 모험자본과 성장금융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개별 금융회사 차원이 아니라 VC,  캐피탈, 증권, 자산운용, 은행 등 다양한 위험감내력(Risk tolerance, 리스크 톨러런스)를 가진 채널을 가진 금융그룹이 중심이 되어 기업의 성장단계에 따라 맞춤형 금융을 유기적으로 제공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긴요하다. 이를 통해 창업과 성장, 전 기간에 걸쳐 장기간의 고객관계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도 경기의 부침(浮沈)이 있을 때마다 주도산업은 끊임없이 변화해왔다. 기존 기업들이 발 빠르게 변신에 성공하기도 했지만, 늘 혁신적인 뉴 페이스들이 등장해왔다. F.A.N.G.으로 불리는 미국의 거대 IT기업들, 페이스북, 아마존, 네플릭스, 구글의 역사도 이제 20년 안팎의 세월이 지났지만,  현재의 위상까지 급성장한 것은 최근 10년 남짓에 불과했다.  인터넷의 보급과 더불어 태동했던 스타트업들이 IT버블과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꽃을 피운 셈이다. 2004년 알리페이로 시작한 중국의 앤트 그룹은 기업가치가 2조 위안을 넘게 평가되는 테크핀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혁신금융의 토양 위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라이프를 주도하는 유니콘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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