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리서치 PLUS

금융회사의 ESG 경영

  •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신진영 원장
  • 2021-02-22
  • 조회수 830
분류 권두언
발행호수 2021-02
저자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신진영 원장
   

우리 리서치 PLUS - 2021년 2월호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권두언: 금융회사의 ESG 경영

 

코로나 사태가 아직 진정되지는 않았지만 백신의 개발로 긴 터널 끝 빛이 보이기 시작하며 2021년을 맞이하였다. 금년 국내 주요 기업 CEO들의 신년사에는 빠짐없이 ESG 경영이 등장한다. ESG 경영이란 기업의 경영의사결정에 있어 재무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에 미치는 영향이 포괄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독, 조언이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지배구조(governance)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ESG 경영과 더불어 ESG 요인을 투자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ESG 투자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2020년 코로나 사태는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에서 촉발되었고 지구 온난화가 더 큰 파괴력을 지닌 자연재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기 시작하였다.

 

ESG 경영은 단순히 기부나 봉사를 통해 ‘착한 기업’으로의 변신을 의미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기업 활동은 다양한 경로와 방식을 통해 기업이 속한 사회와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기업에게로 돌아오게 된다. ESG 경영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환경을 생각해 보면 기업 활동을 통해 창출된 환경오염이 기후변화를 유발하고 이는 결국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로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전 세계 자산가치는 30% 하락할 것이나, 파리기후협약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평균 기온 대비 2℃ 이하로 억제할 경우 자산가치는 1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캠브리지 대학 연구 결과가 이를 설명하고 있다.

 

ESG 경영은 사회적 책무에 대한 기업들의 갑작스런 의식 전환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기관투자자, 특히 보편적 투자자로 불리우는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전 세계 다양한 자산군에 걸쳐 광범위한 분산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장기 투자자로서 이들의 포트폴리오 성과는 전 세계 경제의 성장 및 발전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니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투자 성과는 기업들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외부효과가 그대로 반영되므로 보편적 투자자들은 이러한 외부효과를 기업들의 경영의사결정에 내재화하도록 요구하는데서 ESG 경영이 출발하고 있다.

 

ESG 경영과 투자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ESG 투자는 ESG 수준이 우월한 투자 대상에 선별적으로 자금을 제공하므로 ESG 경영을 통해 기업은 투자자들로부터 더 많은 자금을 좋은 조건에 조달받을 수 있게 된다. ESG 경영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은 투자자들의 투자성과 제고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다시 ESG 투자를 활성화하는 선순환을 구축하게 된다.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한 재무적 성과를 기반으로 경영의사결정을 내리는 전통적 방식의 경영과 달리 ESG 경영은 단기적인 성과를 가시적으로 파악하기 쉽지 않은 정성적인 요인을 기업의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기업들의 ESG 경영이 투자자들과 이해당사자들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기업들의 노력은 단순한 비용 낭비에 그치게 되고 향후 ESG 경영을 추구할 동기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방지하고 ESG 경영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ESG 투자 활성화와 더불어 기업과 이해당사자 간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국의 경제학자 알렉스 에드만스는 기업의 ESG 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은 곧 기업의 재무적 가치 제고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과 같이 ESG 경영이 사회적 가치 창출과 더불어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 경영을 통해 추구할 사회적 가치를 명확히 기업 경영 목적에 설정하고 경영 전략, 실행, 성과평가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기업의 구성원과 이해당사자,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기업의 ESG 경영을 알리고 이들로부터의 피드백을 다시 경영에 반영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금융회사는 기업으로서 ESG 경영을 추구하는 동시에 금융업 본연의 업무인 투자를 통해 ESG 투자의 실행을 수행하게 된다. 금융은 “여유자금을 보유한 자금공급자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자금수요자 간의 자금 중개를 통해 경제의 원활한 흐름을 촉진하는 행위”로 정의될 수 있다. 당연히 금융회사의 경영 목적은 이에 부합해야 할 것이고 이를 효율적으로 실행하여 사회적, 경제적 가치 창출과 기업가치 제고를 달성하는 것이 금융회사의 ESG 경영이라 할 수 있으며 ESG 투자를 효율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금융회사 ESG 경영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 할 수 있다.

 

UN은 2015년 지속가능 발전을 선언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금융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사회적⸱경제적 긍정적 영향과 더불어 환경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금융을 지속가능 금융으로 정의하고 금융회사들이 미래 세대를 위해 선도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탄소중립(Net zero)를 선언하였고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한국판 뉴딜이라는 포괄적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도 그린본드, ESG 채권 등의 발행을 통해 이러한 정책을 지원하는 한편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바이오 등 미래 우리 경제를 선도할 산업에 대한 선제적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코로나 위기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 지원 등 이미 우리나라 금융회사들도 ESG 경영과 투자를 실질적으로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도 2020년 10월에 발간한 ‘2019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통해 UN의 지속가능 발전과 연계하여 포용적 금융, 미래세대 육성, 취약계층 지원, 환경보존을 로드맵으로 금융의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2021년 경영전략 워크숍’에서 ESG 경영원칙 서명식을 진행하고 글로벌 수준의 ESG 경영성과 달성을 목표로 투명한 ESG 경영 정보 공개를 위해 CDP(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와 TCFD(기후관련재무정보공개 권고안) 지지도 함께 선언하여 본격적인 ESG 경영과 투자를 시작하였다.

 

ESG 경영은 단순한 기업의 기부나 봉사가 아닌 장기적인 지속가능경영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중장기적인 가치제고를 추구하는 것이다. 특히 금융회사는 ESG 투자를 통해 ESG 경영을 지원하고 스스로 실현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2021년 ESG 경영의 원년을 시작하며 많은 성과를 거두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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