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리서치 PLUS

2021 세계경제의 과제

  • 우리금융지주 노성태 사외이사
  • 2020-11-24
  • 조회수 653
분류 권두언
발행호수 2020-11
저자 우리금융지주 노성태 사외이사
   

우리 리서치 PLUS - 2020년 11월호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권두언: 2021 세계경제의 과제

 

세상사는 급변하는 일이 많아 정치든 경제든 예측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미국경제가 승승장구하고 있어서 트럼프의 재선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다만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당시 발행한 ‘2020 세계경제대전망’에서 AI(인공지능)의 분석을 토대로 트럼프의 낙선을 예측하기도 했으나 변수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발생했다. 해가 바뀌고 청천벽력처럼 나타난 코로나19가 세계경제를 덮치며 트럼프의 재선가능성을 위협한 것이다. 문제는 대선 후 여러 날이 지나서도 누가 당선되었는지, 어느 기관 전망이 옳았는지 판정이 안 나는 정말 예측불허의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새해 경제전망과 관련해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올해 상반기 큰 충격을 받았던 세계경제는 각국의 필사적인 방역 노력과 확대된 금융·재정 정책에 힘입어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2분기 –31.4%(전분기대비 연율)에서 3분기 +33.1%로 급반등하여 V자형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IMF는 10월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금년 –4.4%에서 2021년 +5.2%로 크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최근 각국의 경제동향에 비추어 볼 때 대체로 수긍이 가는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V자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팬데믹의 재발 가능성, 확장적 금융·재정 정책의 후유증 등의 문제로 경기 침체와 회복이 반복되는 W자형이거나, 회복은 되더라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K자형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고들을 이겨내고 세계경제가 순탄하고 지속적인 회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첫째, 코로나19를 제대로 통제하는 일이다. 전세계가 바라는 것은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완벽한 백신이 개발되어 상용화되고 범세계적으로 보급되는 것이다. 그 전까지는 각국이 방역노력을 강화하여 신규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실패하면 올해와 같은 록다운(Lockdown)과 경기침체의 반복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둘째, 경제회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간, 소득계층간의 양극화를 해소해 가는 일이다. 침체 이후 회복력이 높은 경제주체와 그렇지 못한 쪽의 격차가 확대되는 소위 ‘K자형 회복’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미국 대선 후보간 1차 토론 중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가 V자 회복을 보인다고 자랑하자 바이든 후보가 K자 회복일 뿐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양극화 이슈가 부각되었다. 그러나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산업별로 보면 항공, 호텔, 영화, 식당 등이 코로나19로 크게 타격을 입은 것과 달리 아마존 등 비대면 기업과 IT 관련 산업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소득이나 고용면에서 보면 부유층은 더 안정되고 부유해지고 있는 반면 저소득계층은 직장을 잃거나 소득이 줄어드는 등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3조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소득격차가 더욱 벌어져 빈익빈 현상이 가속화되고 소득 하위계층의 불만은 폭발 직전에 이르고 있다. K자 하단이 회복되지 못하고 사회불안이 심화되는 과정이 길어지면 K자 오른쪽이 모두 무너져 내려 경기가 L자형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저소득층, 소외계층의 소득과 고용안정, 그리고 재산형성을 위해 각국 정부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셋째, 재정과 금융의 점진적 정상화이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과 금융을 대폭 완화한 것은 불가피한 정책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다면 수요촉진 대책의 후유증을 걱정하기 시작해야 한다. 실물 인플레가 당장은 나타나지 않더라도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동향에 예의주시하며 자산 인플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자산시장에 거품이 끼게 되면 양극화 현상은 더욱 악화될 것이고 실물시장의 인플레로 연결될 위험도 커진다. 최악의 경우 거품이 붕괴된다면 새로운 금융위기를 촉발하여 세계경제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이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시기인 만큼 어느 때 보다 국제협력이 중요하다. 이기주의와 민족주의를 지양하고 무역마찰을 해소하며, 한발 한발 착실하게 협력을 위한 걸음을 옮겨간다면 소의 해인 내년 경제전망이 더욱 밝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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