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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Bank) 밖의 뱅킹(Banking) 시대, 혁신으로 승부하자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최광해 대표

  • 최광해 대표
  • 2020-08-21
  • 조회수 914
분류 우리플 생각
발행호수 2020-08
저자 최광해 대표
   

[우리플 생각]
뱅크(Bank) 밖의 뱅킹(Banking) 시대, 혁신으로 승부하자

어느새 2020년도 한여름을 지나고 있다. 이때쯤이면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여전히 마스크와 함께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의식해야 하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세상은 ‘프리 코로나(pre-corona)’와 ‘포스트-코로나(post-corona)’ 시대로 명확히 구분될 것이다. 삶의 방식과 산업구조가 비대면 위주로 전환되며 기술 기반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갖춘 기업들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32.9%(전분기 대비 연율 환산)로 악화된 가운데 아마존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였다.
금융도 새로운 변화와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2016년 중국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이 ‘테크핀’을 통해 기술로 금융 시스템을 재건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테크핀 기업들은 지급결제와 자산관리 등의 부문에서 기존 금융회사를 압도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테크핀 기업들의 금융부문 매출은 4대 은행 평균의 12% 정도이지만 향후 5년 내에 은행 평균 수준까지 치고 올라올 것이다. 이들이 주식, 보험 등 다른 금융상품으로 영역을 확장해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나아갈 것은 자명해 보인다.
금융산업의 경쟁구도에 빅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오픈뱅킹, 마이데이터에 이어 최근 ‘디지털 금융 종합혁신방안’을 발표했다. 핀테크·테크핀 기업들이 금융업의 규제 체계 안으로 편입되어 기존 금융회사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새로 도입되는 종합지급결제사업자는 지급결제, 수신, 신용공여 등 기존 금융회사에 준하는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전자금융거래법 법안이 개정될 경우 전체 온라인 지급결제 시장에서 핀테크·테크핀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기존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 등에 대한 아쉬움이 있지만 정부는 신규 진입자를 지원하는 정책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요가 몰리는 곳에 자금과 인재가 모이고 혁신과 규제 완화 같은 지원이 가해진다면 그 경쟁력은 가히 위협적일 것이다. 빅테크 업체들의 행보는 기존에 금융회사들이 IT 기술을 업무에 활용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서비스를 장착한 금융산업의 테슬라가 출현할 날이 머지않았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업무 권역 내 다른 금융회사가 경쟁상대인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DNA를 가진 새로운 진입자들에 대응해야만 한다. 기득권으로서 누려왔던 특전을 내려놓고 완전히 새로운 틀에서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 『룬샷』의 저자 샤피 바칼은 다들 터무니없고 ‘미친’ 아이디어라고 무시한 ‘룬샷’을 발굴해 성공을 거둔 기업이 규모가 커지고 안정 단계에 접어들었을 때, 경계해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모험보다는 기존 서비스의 후속작이나 업데이트, 즉 프랜차이즈에 주력하게 될 경우 또 다른 혁신기업에 밀릴 수 있음을 경고한다. 한때 혁신의 상징이었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로 몰락하게 된 것은 금융회사에도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된다.
금융회사는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고 전력을 다해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단순히 플랫폼을 복사해서는 승산이 없다. 고객이 필요로 하면 전문적인 도움이 닿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휴먼터치 디지털 플랫폼이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시장의 미래 권력과 제휴·연대하여 금융회사가 가진 기존 경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아마존과 골드만삭스가 제휴하여 대출서비스를 보인 것은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대에 대응하는 좋은 사례이다. 비용구조 또한 혁신이 필요한 분야이다. 기술을 기반으로 온라인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테크핀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질서에서 오프라인 시대의 인력과 자원관리 계산법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모든 것이 서비스로 이루어지는 서비스형 시스템(Everything as a Service·XaaS) 시대에 끊임없는 혁신만이 서비스로서 금융의 역할을 다하고 경쟁력을 잃지 않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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