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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가능성은… 경제에 해답있다 - 연합뉴스 신지홍 국제에디터

  • 연합뉴스 신지홍 국제에디터
  • 2020-09-21
  • 조회수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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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호수 2020-09
저자 연합뉴스 신지홍 국제에디터
   

트럼프 재선 가능성은… 경제에 해답있다 - 연합뉴스 신지홍 국제에디터

2016년 11월 8일 밤 10시반.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 내셔널프레스빌딩 연합뉴스 사무실에서 CNN의 실황중계를 지켜보며 미국 대선 결과를 타전하던 필자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세론’을 형성해온 힐러리 클린턴을 뒤집는 기적의 순간을 목도하면서다. 7명의 우리팀이 미리 써둔 40여건의 ‘힐러리 승리’ 기사는 통째 쓰레기통에 던져졌다. 아웃사이더였던 45대 미 대통령 트럼프는 그렇게 모두의 예측을 뒤집으며 탄생했다. 그리고 4년 뒤 오늘. ‘말도, 탈도 많던 트럼프 시대가 재연될 것인가’라는 역사적 물음 앞에 우리는 또다시 섰다.
지난 4년, 전 세계는 트럼프로 몸살을 앓았다. 그의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 무시, 백인우월 주의, 측근들의 배신과 암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원을 받아 대통령이 됐다는 시끄러운 스캔들과 사법방해 의혹, 탄핵 공방, 중국 때리기, 김정은과의 벼랑 끝 대결과 정상회담의 롤러코스터 쇼. 미국과 세계를 절반으로 갈라 치는 막말, 거짓말, 분노의 트윗. TV 리얼리티 쇼를 방불케하는 트럼프의 극장정치가 미국인과 지구촌의 스트레스 지수를 한껏 높였으니 그는 재선에 실패할까? 많은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이 현시점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의 승리를 점치지만 필자가 보기에 상황은 좀 다르게 굴러가고 있다.
4년 전 공화・민주 양당 전당대회 직후인 8월의 여론조사를 보자. 당시 CNN과 폭스 등 6개 기관의 여론조사 종합 결과, 클린턴의 평균 지지율은 49%. 39%에 그친 트럼프를 무려 10%포인트 앞섰다. 2000년 앨 고어를 제외하면 전대 직후 우세했던 후보가 모두 대통령이 됐음을 고려하면 클린턴의 완승은 의심하기 힘든 분위기였던 셈.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 이번은 어떤가. 정치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8월 양당의 전대직후 각종 여론조사를 모아봤더니 바이든이 49.8% vs 트럼프 42.2%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7.6%포인트 열세. 하지만 4년 전 보다 격차는 오히려 줄었다. 여러분은 어느 쪽이 승자가 될 것으로 보는가?
강력한 반(反)트럼프 정서에도 트럼프의 건재가 설명되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스윙스테이트(swing states. 경합주)로 불리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6개주의 투표결과가 대선승부를 가르는 미국의 독특한 선거방식이 트럼프에게 유리하다는 점이 꼽힌다. 트럼프는 현재 펜실베이니아에서 6% 포인트, 위스콘신에서 3.5% 포인트 바이든에 뒤진다. 하지만 전국평균에 비하면 그 격차는 작다. 그리고 이 격차는 11월 대선에 근접할수록 좁혀질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지지기반인 백인 노동자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얻어 4년 전 6개주를 싹쓸이한 바 있다.
둘째, 코로나 사태에도 끄떡없는 미국 경제의 호황. 미 대선의 최대 예측자료로 꼽히는 증시 차트를 보자. 보통 대선전 3개월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흐름은 지난 40년 대선 승자를 정확히 가리켰다. 이 지수는 올 3월말 이래 꾸준히 오름세로 8월 이후도 7% 가량 상승했다. 다우는 7% 이상, 나스닥은 9% 이상 각각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9월2일 사상최고치인 12,000선을 돌파했다. 트럼프의 미국이 첨단기술의 중심이자, 향후 세계 경제를 선도할 것이라는 낙관이 짙게 깔린 지표이다.
셋째, 미국 주류(Establishment)가 심은 판타지의 허상이다. 우리는 모두 CNN이나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기존 언론과 워싱턴 정가 전문가 등 주류 논객들의 프리즘을 통해 미 대선을 본다. 4년 전 이들의 예측은 무참히 빗나갔다. 일자리를 중시하고 자존심이 강한 백인 노동자들은 국경에 장벽을 치고 ‘이게 누구의 나라냐’고 외치는 트럼프에 열광한다. 흑인인 버락 오바마가 집권한 8년을 암흑기로 생각한다. 이들의 ‘샤이(shy) 트럼프’ 표는 이번에도 분출할 것이다. 미국 유권자의 70%는 백인이다.
트럼프의 시즌2는 우리에게 어떤 선택을 요구할까? 무엇보다 트럼프의 동맹 재조정은 계속될 것이다. 동맹을 그는 가치가 아닌, 이익의 결합으로 본다. 방위비 분담금을 인상하라는 압박은 더욱 강해지고, 주한미군 철수카드는 유효할 것이다. 김정은과의 북핵 담판이 재연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우리의 중재를 거부하고 단독플레이로 뛰어들 공산이 크다. 미국과 중국 중 선택을 더욱 압박할 것이다. 인도.태평양 전략에 우선순위를 둔 트럼프는 반중 전선구축에 동맹인 한국이 동참하라고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바야흐로 미 대선을 면밀히 지켜보며 시즌2에 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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