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리서치 PLUS

디지털 기술로 가능해지는 맞춤형 금융

  • 김진성 연구본부장
  • 2020-10-21
  • 조회수 812
분류 우리플 생각
발행호수 2020-10
저자 김진성 연구본부장
   

디지털 기술로 가능해지는 맞춤형 금융 - 우리 리서치 PLUS 2020년 10월 [우리플 생각]

편집인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김 진 성 연구본부장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은행의 모습을 바꿔가고 있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핀테크와 거대 기술기업의 도전이 거세지고, 규제환경도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그간 수세적이었던 금융회사들의 디지털 전환도 빨라지고 있다.

금융의 디지털화를 도전에 대한 응전, 단지 살아남기 위해 요구받는 변화로만 봐서는 안된다. 금융회사가 주도적으로 4차산업혁명 기술을 금융에 적용하여 기존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지경을 넓히는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 디지털 기술은 디지털 채널을 통해 금융을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에 구현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가능케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는 핵심고객의 외연을 확장하며 성장하고 강해질 수 있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은 저성장, 저수익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자산관리 역량을 높이는 데 매진해왔다. 그러나 PB수준의 진정한 자산관리(WM)서비스는 고액자산가에 국한되었고 일반 대중에 대한 자산관리는 비용부담으로 확대되기 어려웠다.

일반 대중에 비해 수익기여도가 높은 대중부유층으로 WM서비스를 확대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다. 하지만 고액자산가와 달리 대중부유층은 일정한 범위의 소득이나 자산규모를 가진 것 외에는 단일집단으로서 동질성이 약하다. 사람수가 늘어나는 만큼 편차도 크다. 누구는 소득이 많지만 자산이 적고, 또 어떤 이는 소득이 적은 대신 자산이 많다. 연령 분포도 넓고 재정상황도 제각각인 만큼 니즈도 달라서 몇 가지 정형화된 솔루션으로는 다양한 금융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또 이들을 대상으로 고액자산가에 준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수익대비 비용이 많이 든다.

디지털 기술이 구현해내는 맞춤형(Tailor-made) 금융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현재의 재무상황과 라이프스타일, 리스크 성향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해 개인이 설정한 목표를 라이프사이클에 맞게 달성할 수 있는 재무설계와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줄 수 있다. 상황과 목표가 바뀌면 솔루션도 유연하게 변화한다. 나를 알아주는 나만의 은행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충성도 높은 고객이 의지하는 은행이 될 수 있다.


기업고객도 마찬가지다.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대기업을 대신하여, 은행들은 자금수요가 많은 중소기업 가운데 우량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열심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은 매출액과 자산총액이 대기업에 미치지 못하는 모든 기업을 말한다. 우리나라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다. 규모면에서 중소기업이라는 폭넓은 기준 외에는 고객 특성으로 활용할 공통점이 많지 않다. 그러나 은행들은 평균적으로 재무건전성이 낮고 한계기업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신용위험이 크다는 점을 우선 고려한다.

중소기업은 공급사슬상 위치와 사업구조가 다양해서 속한 산업의 업황을 기초로 하는 Top-down 방식으로 개별 기업의 영업상황을 판단해내기 어렵다. 또 기업 하나하나를 Bottom-up 방식으로 분석하기에는 정보도 부족하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결국, 기존 신용평가시스템에서 검증 가능한 범위로 고객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검증 영역 밖에 있는 기업들은 이솝우화에 나오는 ‘신 포도’가 된다.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면 검증방법이 다양해지고, 가용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잠재적인 고객의 범위도 넓어질 것이다. 재무제표 등 정형화된 정보뿐 아니라 비정형 데이터까지 활용하는 AI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대출심사의 정교성은 높이고 시간은 단축할 수 있다. 리스크에 너그러운 은행이 아니라 옥석을 가릴 줄 아는 은행이 될 수 있다. 개인과 같이 맞춤형 기업금융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또 기업고객 기반이 확대되면 은행이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상호 비즈니스를 연계해주는 부가서비스도 가능해져 상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디지털 기반의 맞춤형 금융은 벤처·창업기업에 대한 투자, 대출로도 확장될 수 있다. 벤처기업의 성장단계와 특수성을 감안하여 적합한 금융지원과 재무적 솔루션을 제공해줄 수 있게 될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도깨비방망이는 아니다. 그러나 강한 금융회사가 되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 분명하다. 글로벌 선도은행들도 경쟁회사에 비해 열세인 비즈니스를 보완하고 수익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검증된 기술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유수의 핀테크들과 적극적으로 제휴하고 있다.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는 국내 금융회사들이 참고해야 할 모델이다. 이제 금융의 디지털화는 주도권을 잡기 위한 속도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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